만약 여러분에게 ‘좋은 섹스는 무엇이고, 나쁜 섹스는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을 하면 여러분은 각자 자신이 필요로 하는 섹스를 기준으로 하여 좋고 나쁨을 판단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섹스를 쾌락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쾌락적인 섹스는 좋은 섹스고 쾌락적이지 못한 섹스는 나쁜 섹스라고 생각할 수 있고, 섹스를 사랑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사랑이 존재하는 섹스는 좋은 섹스고, 사랑이 없는 섹스는 나쁜 섹스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상호 그 섹스에 동의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경우이고, 좀 더 선행되는 개념으로는 상호 동의가 이루어진 섹스가 좋은 섹스이고, 누구 한 사람의 강요에 의한 일방적인 섹스는 나쁜 섹스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모든 판단은 각자의 입장에서 맞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아우르며 가장 근본적으로 선행되어야 하는 개념이 존재하며, 우리는 먼저 그 개념에 입각하여 좋은 섹스와 나쁜 섹스를 판단한 이후 각자의 입장에 맞는 섹스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섹스를 할 때에는 무조건 기분과 감정이 함께 작용을 하게 되는데, 성적인 정보들은 성마음의 에너지를 활성화시키고, 성마음에서 활성화된 에너지가 마음에 공급되어 기분과 감정을 극대화시키게 됩니다. 그래서 일상에서 느끼는 기분과 감정보다 훨씬 더 격양된 기분과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 섹스입니다. 그러다보니 섹스는 인간이 사용하는 정서적 에너지의 가장 큰 자원이 됩니다. 

그래서 마음에서 이것을 어떠한 방향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섹스는 가장 좋은 자원이 될 수도 있고 가장 파괴적인 자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먼저 좋은 섹스를 살펴보겠습니다. 남자에게는 섹스가 마음에서 가장 큰 열정을 만드는 원천이 됩니다. 일반적인 열정에 비하여 섹스를 통해 만들어진 열정은 수 백, 수 천 배 이상의 크기를 갖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굉장히 큰 열정이기 때문에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을 보호하고, 가치추구에 몰입하는 엄청난 힘이 됩니다. 따라서 남자에게 좋은 섹스는 열정과 가치추구의 큰 원동력이 되는 섹스이며, 이것은 가치추구가 잘 되지 않을 때 남자가 끊임없이 섹스를 찾아다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편 여자의 경우 섹스가 사랑의 감정을 증폭시키는 원천이 됩니다. 그래서 여자가 물리적으로, 정서적으로 안전한 섹스를 한다면 상처의 감정이 회복되고 감정이 풍요로워집니다. 여자는 이렇게 풍요로운 감정을 통해 또다시 사랑이 강화되고, 사랑하는 대상들에게 그 감정을 나눠줍니다. 이것은 인간관계를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남자는 열정적으로 가치추구를 이루어 나가고,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때 행복을 느끼고, 여자는 사랑의 감정이 극대화되면서 현재가 안정되었다고 느낄 때 행복을 느낍니다. 이렇게 남자와 여자에게 행복을 만드는 섹스가 좋은 섹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나쁜 섹스는 무엇일까요? 자신이 원하든 원치 않든 인간에게는 섹스를 통해 가장 강력한 정서적 에너지가 만들어지다 보니, 이것이 스트레스와 상처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수록 인간에게는 심리문제와 심리장애가 발생을 하게 됩니다. 가령 스트레스와 상처를 회피하거나 덮어버리기 위한 수단으로서 섹스를 이용하여 쾌락을 추구한다거나, 위로를 받고자 하게 되면, 이것은 욕구에 의하여 섹스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섹스에서 만들어진 강력한 에너지가 욕구를 키우고, 키워진 욕구를 만족하지 못하는 것에 의해 오히려 스트레스와 상처가 확대됩니다. 

그렇게 되면 남자에게 섹스를 통해 만들어진 강력한 열정이 섹스쾌락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쓰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인생에 있어 섹스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고, 섹스를 하지 못하면 인생이 무너지는 것으로 착각하게 됩니다.

여자 역시 섹스를 통해 만들어진 강력한 사랑의 감정에 속절없이 빠져들다 보니, 자신에게 사랑의 감정을 만드는 섹스 자체에 엄청난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래서 섹스를 하지 않으면 사랑하지 않는 것이고, 섹스를 하지 않으면 그 대상과의 관계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만약 가정을 꾸린 여성이 이러한 상태에 놓이게 되면 이로 인하여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이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은 섹스의 대상이 아니므로 더 이상 그 여성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가 깊어질수록 남녀 모두 쾌락적이지 않는 것으로부터는 멀어지고, 쾌락적인 것으로만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나 쾌락적인 것이 행복은 아닙니다. 행복은 희로애락의 감정이 모두 공존하며 자신의 감정에 대한 권리와 책임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래서 쾌락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독선적이 되어 인간관계를 파괴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좋은 섹스란, 쾌락과 사랑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만드는 원천이 되는 섹스입니다. 이 개념이 선행되어 섹스를 했을 때, 쾌락과 사랑은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것이라는 점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